※ 연작 소설 '공항로 273번지'와 '전세 : 임시 주거상태로 2년'은 아래 링크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구독자님은 갑작스럽게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은 순간이 있었나요?
혹은 갑작스러운 결정의 영향으로 일상이 빠르게 변해 불안함 속에 계시는지요?
살면서 갑작스러운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약 2년 전 저는, 낯선 국가로 떠났습니다. 무엇이 저를 떠나게 했는지, 매 순간 ‘독특한’ 선택에 이르게 하는 제 정체성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아 나서는 기간을 겪게 되었습니다. 두 이야기를 만들며, 갑작스러운 용기가 초래한 불안한 내면을 끊임없이 돌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런 제게 공항은 항상 떠남과 도착,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주인공 제이미에게 공항은 삶에서 정체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 새로운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 출발점이자, 자기 삶을 리셋하게 된 최초의 장소가 됩니다.
첫 번째 이야기 『공항로 273번지』에는 12년간 라디오 DJ로 활동하며 정형화된 일상을 반복하는 제이미가 등장합니다. 그의 삶은 안정적이었지만 점차 공허하고 단조로운 루틴에 갇힌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팝업 공간에서 ‘집셋(ZIP-SET)’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나게 되고, 집을 리셋하며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처음엔 덴마크라는 낯선 환경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자극을 받습니다. 그러나 곧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정체성의 부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덴마크에서 만난 공동체의,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제이미는 자신의 진정한 욕망과 취향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집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레이지와의 교류는 집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을 극대화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잃어버린 자기 내면을 찾고, 비로소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답을 발견하는 ‘진짜 집을 찾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 『전세 : 임시 주거상태로 2년』은 훨씬 더 직접적으로 '임시성'과 '불안정성'을 표현했습니다. '전세'라는 한국적 주거 방식은 명확히 소유하지 않고 일정 기간만 거주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 기간은 한시적이며 불안정한 제이미의 삶의 상태를 드러냅니다. 또한 2년이라는 기간은 다시 돌아온 제이미가 겪는 불확실성과 방황,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공간,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하는 현실 과제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이 설정이 삶과 정체성의 불안정함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제이미의 뿌리를 찾게끔 유도하는 장치가 됩니다. 이에 제이미는 진짜 집을 찾아 나서는 상황에서 가족과의 연결고리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나무 의자, 관음죽, 오래된 앨범, 흙 침대, 가족사진, 할머니의 솥과 같은 구체적인 물건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고자 노력합니다.
제이미는 결국 집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진정한 안정감과 소속감이 가족과의 소통과 공유된 기억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침내 All – Set 상태를 이루게 된 제이미는 공간이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개인의 내면을 반영하고 성장시키는 중요한 장임을 깨닫습니다. 더 나아가 ‘집’은 단지 거주하는 장소가 아닌 자아의 발견과 가족, 공동체와의 진정한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두 이야기를 통해 인생은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 속에서 안정감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이며, 우리가 머무는 공간들은 결국 우리의 내면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집’에서 집을 구성하는 소재들과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특히 이 두 이야기를 통해 나를 이루고 있는 집은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루빨리 오래도록 지킬 수 있는 단단한 집을 찾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말
제이미의 이야기 속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나,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래 오픈채팅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