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소음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서로 아래 윗집에 사는 이웃 사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매번 회의 때마다 의견이 갈리곤 했다. 소음을 방출하는 입장에선 소음을 삭제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소음을 받아내는 입장에선 소음이 없어진다고 해도 마음 어느 한쪽은 불편했던 것이다. 그렇게 부위원장을 필두로 한 소음유출파의 은밀한 활동으로 소음 삭제와 유출이 동시에 일어나 일명 소음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
소음 전쟁은 소음 피커가 급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음 피커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제거파와 복제파로 나뉘었고, 피커피커라는 커뮤니티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소음 콘텐츠 시대는 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 소음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 새로운 소음을 만들어 내는 사람, 소음을 잃어버리는 사람 등으로 대혼란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피커피커에도 매일 새로운 논쟁이 일었다. 어떤 집단군의 피커가 이로운가? 찬반 토론을 이어가며 피커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그룹의 활동을 이어 나갔다. 우세한 쪽은 제거파였다. 전쟁의 원인은 소음이고, 제거된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나 또한 제거파였다. 하지만 마음은 늘 편치 않았다.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과연 우리의 활동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제거파로 활동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 비전문적인 피커들이 늘어나자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무분별하게 제거되기 시작한 것이다. 목소리를 잃게 된 사람들은 다른 목소리를 사기 시작했다. 그렇게 복구는 가능했지만, 사람들은 혹여나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본인 고유의 목소리를 영원히 잃게 될까 봐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자연스럽고 급작스럽게 세상이 조용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소음 콘텐츠 세상이 끝나게 되는 것인가 하며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다.
5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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