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호기심 많은 라디오 DJ로의 삶을 살아오던 제이미. 청취자에게 핫한 공간을 소개하고 싶어 공항로 273번지 팝업 공간을 가게 된다. 그렇게 집셋 여정을 밟게 되는데... 처음으로 도착한 덴마크에서 새로운 영감을 받으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계속 공허한 마음이 쌓여가는데... 다시 한번 집셋의 기회가 오게 된 제이미는 알렉으로부터 새로운 집을 소개받게 된다. 여러 정원들을 공유하며 맞물려 모여있는 새로운 집에서 30일간 머물게 된 제이미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관심사가 많아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삶을 즐겼어도, 집은 아니었다. 살면서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이사를 한 적은 단연코 없었을 것이다. 항상 미래 가치를 지닌, 교통비를 몇푼 아낄 수 있는, 이자가 조금이라도 덜 나올 수 있는 조건 등을 적용해 몇 개월에 걸쳐 살 곳을 정했었다. 그런 머리 아픈 이사들을 나는 항상 해왔다. 곧 폭발할 것만 같은 불안한 마음을 가득 앉고 이사 날 잔금을 처리 하면서도, 이 돈을 다 잃게 된다면 내 삶은 괜찮을까 물어가며 정하던 집들이 아닌, 처음으로 나에게 처방전처럼 내려진 집이었다. 집은 혼자 살기에 적당히 컸으며 아늑했다. 정사각형의 방에는 구석구석 가지런하게 가구가 놓여있다. 마음이 평안해지는 배치다. 좁은 공간을 극도로 활용하려는 방이 아니었다. 제일 먼저 DJ 공간을 만들었다. 마이크와 노트북을 놓고 카메라를 세팅하니 제법 스튜디오 같기도 했다. 대략의 짐풀기를 마치고 청소를 시작했다. 창문을 여니 새소리가 났다. 밤만 해도 차갑게 아렸던 바람이 제법 시원한 바람으로 집 안을 휘감았다. 느긋해졌다. 배가 고파졌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경쾌하고 빠르게 울려 퍼졌다.
"Morning!"
‘시나’라고 본인을 소개하더니, 오늘 저녁에 자기 집에서 모두가 모일 예정이라 초대를 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어딘가 바쁘게 갔다 온 듯 흐트러진 모습에서도 우아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었다. 반가워하면서도 나를 궁금해하는 모습이 가득해 보였다. 시나는 모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며 따뜻한 언니의 느낌을 한껏 남기고 갔다. 정리가 다 되면 자기 집에 놀러 와도 된다며 바삐 나가는 그녀가 가고 난 후 집에는 긴장감과 흥미로움이 번갈아 남겨졌다.
오늘은 방송을 켜고 싶었다.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나를 삼키기 전에, 새로운 집에서 한껏 신나는 나로 분위기를 탈바꿈 하고 싶었다. 신나는 음악들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우고 대본을 열었다. 잔잔하게 오프닝을 마치고 재밌는 사연을 소개하면서 빠르게 밀려오는 청취자 분들의 반응을 읽었다. 신나는 클로징으로 마무리를 한 나는 오늘 하루 자체가 꽤 행복하고 알찬 것 같은 벅찬 마음에 집 주변을 산책하기로 마음먹었다.
3시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어둡다. 정원을 걸으면 하나씩 나오는 집들은 조명이 켜져 있다. 곧 가까워 질 것 같은 동네 사람들의 집인데도 아직은 많이 낯설었다. 갑자기 한명이라도 밖으로 나올까 봐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며 집 주변을 돌았다. 상쾌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빠르게 걸어서인지 곧 있을 저녁 시간이 두려웠던 건지... 생방송 직전의 두근거림 같은 게 멈추지 않았다. 뚝딱거림을 멈추지 못하고 시나의 집에 제일 먼저 도착해 버렸다. 밖으로 퍼져있는 음식 향기 안에서 깜짝 놀란 표정을 한 시나가 다가왔다. 편하게 맥주 마시면서 앉아있으라는 시나의 말에 앉아 있지도, 그렇다고 서 있지도 않은 듯한 어정쩡한 자세로 굳어있었다. 그렇게 적절히 신나고 어색한 분위기 속 시끌벅적한 소리가 커지더니 양손 가득 음식과 술을 들고 7명의 주민들이 시나의 집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어느 겨울날 덴마크에서 나는,
복잡한 부엌과 운동용품이 가득해 시너지가 끊이지 않은 집에서 맏언니 역할을 하는 시나. 집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아 제일 넓은 집에 살면서 흥미로운 것을 많이 알고 있는 레이지. 고양이와 소파만 있으면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준. 열정적으로 일을 해내다가 밤 만 되면 가구를 치워 버리고 파티를 주최하는 라키. 사람들을 챙기는 것을 좋아해 집 앞에 선물을 자주 내려놓고 가는 텐. 인생n회차 인듯 모든 해답을 아는 듯한 맏오빠 느낌의 카엘.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긴 쿤.
그리고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당발 류와 만나게 되었다.
작가의 말
세상 제일 말 잘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 왜 이렇게 뚝딱거리죠? 😂
베스트 댓글
ㄴ서교동붙박이(ID)
이 겨울에 참으로 따숩네요. 훈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그려져요. 제이미가 사람들과 잘 녹아들었으면 좋겠어요. 제이미의 공허한 마음이 꼭꼭 채워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