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하고 고요한 복도를 지나 방문을 열었다. 높은 층고, 벽돌을 활용한 인테리어, 그리고 편집숍에서만 볼 수 있던 의자, 침대, 조명들… 수도꼭지는 스테인리스 소재로 되어있었다. 갖고 싶었던 물건 가득한 쇼룸이 내 방이 되다니!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과 함께 카메라를 다시 들어 여러 각도로 찍었다. 평소에 이런 공간에서 방송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었던 나는 책상에 마이크를 고정하고 노트북을 펼쳤다.
잠시 누웠다. 포근해 보이던 침대는 딱딱하게 나를 밀쳤다. 갑자기 퍽 긴장되었다. 새로운 환경,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시간은 빨리 흘렀다. 환경이 바뀌어도 나는 그대로였다. 이리저리 다니고, 영감을 수집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계속 이어 나갔다. 개인 채널도 만들었다. 잠시 머물다 갈 곳이었지만, 집은 추억이 담긴 물건들로 조금씩 쌓여갔다.
하루가 짧았다. 북유럽답게 해가 빨리 졌다. 밤이 되면 공허해졌다. 어두컴컴한 집은 밤이되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3주가 금방 지나갔고 4주 차 되던 때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할 것 같은 신호가 왔다.
내, 외부가 완벽하게 아름다운 집, 멋진 풍경이 가득한 거리에 놓여 있는 수많은 옵션 중에서 과연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집이 어딜까. 부동산엔 다 각기 다른 집이 있었다. 같은 면적 내 집의 구조도, 마감재도 달랐다.
따뜻한 차가 앞에 놓이고, 상담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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