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셋 여정을 종료하는 알람이 울렸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메시지가 밀려온다. 밀려 들어오는 알람음과 함께 반가운 가족의 연락도 함께 위아래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걸 반복했다.
“언니 휴대전화 확인하면 바로 전화줘”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다. 돌아오는 버스가 향하는, 따뜻한 우리 집은 수국이 가득한 곳에 있다. 수국 꽃말이 변덕이라나. 냉정함과 따뜻함이 공존한 채 나를 오래도록 지켜온 고향 집으로 나는 향하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내 모든 시절의 흔적이 담긴 진짜 집에서 걱정 없이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다. 할머니의 감독 아래 최상의 퀄리티로 만들어지는 고향 집밥, 아빠가 직접 만든 오래된 가구들. 엄마가 오래도록 길러온 화분들 그사이에 마련된 동생의 작업공간. 생각만 해도 항상 그리워지는 내 마음의 안식처를 향하는 길에 울림을 주는 동생의 연락이 퍽 긴장되게 했다. 교차하는 두려움과 반가운 마음을 뒤로 전화를 걸었다.
동생은 무심하게 현재 상황을 전했다. 따뜻했던 가족이 잠시 흩어짐을 선택했다고. 모처럼 꿈꿔온 휴식은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할머니는 요양이 필요해졌고, 엄마는 그동안 뒷바라지에 지쳤는지 미뤄왔던 그림을 배우러 떠났다. 아빠도 긴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도전해 보고자 했던 연구를 시작했다. 동생은 수험생활을 시작했단다. 갑작스러웠지만 오랫동안 반복되며 미뤄져 온 현실적인 문제들이 끝끝내 나에게 다가왔다.